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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호

오감으로 커피를 느끼는 공간,
모모스커피 영도점

CU 핫플레이스
글.양지예 사진.조병우

모모스커피 영도점은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닌,
커피를 매개로 문화를 꽃피우고 커피에 대한 스토리를 공유하는 공간이다.
분위기와 풍미, 기업의 가치관 등 감성적인 요소와 더불어
커피에 대한 부단한 연구를 통해 모두가 특별한 스페셜티 커피를 경험할 수 있는
모모스커피 영도점을 소개한다.

부산을 품은 오브제, 감성을 자극하다

해운대와 광안리 앞바다로 굳어져 있는 부산 바다의 이미지는 관광도시의 허울일 뿐이고, 부산 바다의 찐바이브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아마도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영도가 아닐까. 예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몇몇 공장들 사이로 영도 앞바다를 품은 직사각형의 오브제, 모모스커피가 있다.

영도 물량장의 폐철강소를 매입해 골격은 그대로 남겨두고 최소한의 인테리어로 주변 건물과의 이질감을 최소화했다. 다소 거칠고 투박한 영도 앞바다와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세련된 오브제로 탄생하여 진정한 부산을 느낄 수 있는 명소로 탄생했다. 화려하고 눈에 띄는 외관은 아니지만 충분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콘크리트 외벽이 기존의 질서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주변과 공존하려는 모모스커피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외부에서 본 모모스커피가 주변 풍광을 품은 조화로운 오브제라면, 내부에서 밖을 내다보면 마치 영도 앞바다를 액자로 들여다보는 듯하다. 부둣가 쪽으로 낸 창은 계절마다 변화하는 한 폭의 그림이다. 감성의 충만함은 커피 맛까지 끌어올린다. 광활하고 아름다운 바다 풍광은 아니기에 뷰를 따라온 카페는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내부에서 보는 창밖의 풍경은 영도가 아니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진정한 부산의 모습이다. 이미 많이 변해버린 부산의 옛 모습을 보고 싶은 지역 주민과 찐 부산을 느끼고 싶은 타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진입장벽이 낮은 카페라는 공간을 통해 문화예술을 접하고
감성이 충만해지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요.”

커피는 과학이다

창밖으로 향했던 시선을 내부로 돌리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감성 충만한 공간이 어느새 정밀하게 잘 짜인 커피 공장의 모습으로 변해있다. 커피 공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내밀하게 정리된 거대한 공간이 마치 실험실 같기도 하다. 대부분의 공간을 손님들이 앉을 수 있는 자리로 구성하는 여느 카페와 달리 500평 가까운 공간 중 300여 평을 쇼룸으로 구성했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하지 않던가. 모모스커피 영도점에서는 내 손안에 들어오는 커피 한 잔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이어진 높이 4m의 유리벽을 볼 수 있다. 커피 생산 구역과 카페 홀을 나누는 거대한 유리벽 너머 공간에는 커피의 원재료인 생두를 보관하는 ‘Warehouse’, 생두 이송 시스템인 ‘Silo Tank’, 생두를 로스팅 하는 ‘Roastery’, 원두를 포장하는 ‘Packing’, 커피 맛을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는 ‘Laboratory’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다섯 개의 공간은 고객들에게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는 의미도 있지만, 커피 맛을 위해 매우 과학적으로 환경설정이 되어 있다. 우선 생두를 보관하는 ‘Warehouse’는 농산물인 커피 생두를 안정적으로 보관하기 위해 18℃의 온도와 55%의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항온 항습 시스템을 적용하였다. 이어진 ‘Silo Tank’ 공간은 로스터의 근무환경을 개선하여 노동 강도를 줄여주고 작업능률을 높이기 위해 설계된 장소다.

12개의 생두 보관 탱크와 연결된 사일로 시스템은 다양한 산지의 생두를 이송관을 통해 지정된 탱크로 이송하고, 이후 로스터기까지 자동 이송하는 시스템이다. 사일로 탱크를 받치고 있는 네 개의 다리는 저울 위에 있어 수치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계량되고 배출되기 때문에 더욱 정밀한 계량이 가능하다. 더불어 이송 중 발생할 수 있는 생두 파손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진공압송방식이 아닌 디스크 컨베이어 형태를 선택하였다. 이러한 사일로 탱크는 수많은 테스트와 시행착오를 거치며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되었다.

“모모스커피 영도점에서는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도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한 잔의 커피를
바리스타들과 소통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커피의 맛과 향을 좌우하는 로스터리 과정은 더욱 세심하다. 모모스커피는 고객들에게 보다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산지와 품종의 개성을 최대한 표현하면서, 클린컵과 밸런스에 중점을 두고 원두를 선택한다. 이후 반열풍식 로스터기를 통해 매일 블랜드 커피와 싱글 커피로 나누어 로스팅 하고 있다.

지금까지 커피 보관과 이송, 로스팅 과정을 볼 수 있었다면, 맞은편 ‘Laboratory’에서는 바리스타와 로스터들이 모여 커피의 품질을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랩실은 산지 다이렉트로 진행되는 생두 구매 과정에서부터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린빈 바이어가 농장에 방문하여 1차로 먼저 수확된 커피를 대상으로 구매할 원두를 정하면 농장에서 선택한 커피 샘플을 회사로 보낸다. 이후 샘플을 통해 여러 가지 확인 절차를 거쳐 한 해 동안 사용할 커피를 신중하게 선택한다. 다양한 과정 끝에 원두를 선택한 뒤에도 원두의 품질을 검증하기 위해 랩실에서는 매일 QC(Quality Control)가 진행된다.

컬러트랙으로 로스팅 색도를 측정하고 커핑을 통한 관능평가와 더불어 다양한 종류의 추출과정을 통해 퀄리티 컨트롤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같은 원두지만 지역에 따라 결과물이 전혀 다른 이유가 물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오랫동안 워터퀄리티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물을 컨트롤하기 위해 기본 카본필터, 수소이온 교환필터, 나트륨 이온 교환필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물을 체크하고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전국에 정말 많은 카페들이 있는데요. 작은 차이가 결과물에서는 큰 차이로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꼭 지키는 것이 바로 품질입니다. 저희 모모스커피는 한 잔의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감성과 이성의 공존이 커피맛을 완성하다

모모스커피 영도점은 감성과 이성이 절대적 상호관계로 공존하는 공간이다. 부산의 찐바이브와 문화예술의 감성을 느낄 수 있음과 동시에 기계화된 정밀한 테크닉을 통해 맛과 향이 풍부한 스페셜티 커피를 맛보고 취향까지 찾을 수 있다.

가장 중앙에 위치한 커피바는 이런 모모스커피 영도점의 꽃이다. 커피바는 모모스커피 영도점을 찾는 고객들이 바리스타와 소통하고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1대1 맨투맨 서비스로 음료를 제공하는데, 12m 길이의 일자형 바에 최대 4팀을 응대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사람이 대면했을 때 가장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는 90cm 폭의 바를 사이에 두어 바리스타와 고객이 마주보고 소통하는 데 있어 친밀감과 안정감을 더하고, 언더카운터 머신을 사용하여 어느 위치에서도 소통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했다. 고객들은 모모스커피를 방문하면 스테이션 중 한 곳으로 안내받고 그곳에서 바리스타와 다양한 산지의 이야기를 나누고 스페셜티 커피를 경험하며 소통할 수 있다.

“이 공간에서 커피에 대한 지식과 다채로운 문화를 자유롭게 공유하며 좋은 시간을 누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