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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10호

신협중앙회 조합리스크관리지원팀 이상민 대리 서울지역본부 감독팀 고봉섭 대리 배경
라탄조명 만들기
라탄을 엮다
우리의 우정도 엮다
힘이 되는 벗
글. 손은경 사진. 고석운 영상. 성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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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협중앙회 조합리스크관리지원팀 이상민 대리, 서울지역본부 감독팀 고봉섭 대리
(왼쪽부터) 신협중앙회 조합리스크관리지원팀 이상민 대리, 신협중앙회 서울지역본부 감독팀 고봉섭 대리

오로지 혼자서만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사람들과 복작거리며 엮여 사는 게 우리 인생이다.
어떻게 엮느냐에 따라 관계의 형태도 다양해진다.
협중앙회의 고봉섭 대리와 이상민 대리는 입사동기로
만나 서로의 날대와 사릿대가 되어 아름다운 우정을 엮고 있다.
마치 아름다운 모양을 만들어 내는 라탄공예처럼 말이다.

단순 작업일 줄 알았지만

강렬한 햇살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대지를 달구던 어느 보통 날, 라탄조명을 만들기 위해 입사동기 고봉섭 대리와 이상민 대리가 라탄공예 스튜디오를 찾았다. 아들 쌍둥이 아빠 고봉섭 대리는 집안 인테리어 겸 아이들과의 그림자놀이를 위해, 이상민 대리는 출산을 앞둔 누나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다. 본격적으로 라탄조명 만들기에 돌입이다!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 조명 본체에 날대(세로 줄기)와 사릿대(가로 줄기)를 위, 아래로 교차하며 엮으면 된다. 엮는 동안 라탄이 너무 말라있다 싶을 때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면 물 먹은 라탄이 좀 더 유연해져 엮기 쉬워진다.

“간격이 균일해야 예뻐요. 벌어지지 않으려면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으로 대를 밀어 올리면 돼요.”

강사의 시범이 곁들여진 설명을 들은 후 라탄을 엮기 시작했다. 단순히 손만 잘 움직이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이 단순 작업도 디테일이 가미되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세로로 떨어지는 무늬가 일렬로 고르게 나올 수 있도록 계속 확인해야 하고, 가로줄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엮는 과정에서 위로 잘 밀어 넣어야 한다.

“설명은 쉽게 이해했는데 막상 해보니 쉽지 않네. 위로 했는지 아래로 했는지 헷갈려.” “계속 위로 밀어 넣어야 하니까 손 아프다. 이거 하루 종일 걸리는 거 아니야?”

집에 고칠 것이 있거나 조립할 것이 있으면 어려움 없이 하는 편이라 라탄을 엮는 일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역시 세상 일은 경험해 봐야 하는 것인가 보다. 만드는 동안 그간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도 할 생각이었지만 그럴 여유는 두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신협중앙회 서울지역본부 감독팀 고봉섭 대리
어느덧 10년이 코앞에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을까. 적막이 깨지고 얼만큼 엮었는지 서로 체크하며 말 문이 트였다. 이제 손이 익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둘의 대화는 굉장히 심플했다. “어? 나보다 많이 했는데?” “아, 언제까지 내가 기다려줘야 하는 거야?” 이렇게 오가는 둘의 대화를 듣던 강사는 “보통 커플들이 오면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여기는 친구라서 그런가요? 서로 경쟁이 치열하네요”라고 말한다. 은연중에 나온 서로의 말을 깨달았는지 웃는 두 사람이다. 별 말 없어도 어색하지 않은 것, 이것이 바로 남자 찐친들이다. 고봉섭 대리와 이상민 대리의 우정은 이제 곧 10년을 맞이한다. 신입사원 교육 때 처음 만나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다.

“신입사원 교육을 받는 3개월 동안 동고동락했어요. 동기들과 다 친해졌는데요.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봉섭이가 잘 생겼잖아요. 그런데 말도 재미있게 해요. 이런 것만으로도 참 호감 가는 사람인데 저를 잘 챙겨주고 해서 특히 더 마음이 갔던 것 같아요.”

이렇게 회사에 친한 친구가 생겼고, 동기들과 다같이 여수, 제주도 여행도 하면서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추억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고봉섭 대리는 동기들과 입사 10주년 맞이 여행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들이 뭉치면 또 얼마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만들어 올까. 안 봐도 훤하다.

라탄조명 재료
라탄조명 만드는 모습
10년 우정? 이제는 20년 30년을 향해

이야기를 하면서도 손을 열심히 움직이니 이제 끝이 보인다. 중간에 순서가 꼬이기도 하고, 바닥 마무리 작업에서 라탄을 너무 짧게 잘라 당혹감을 감출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망했다!”라는 말이 반사적으로 나왔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그래서 전문가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강사의 손을 거친 후 조명 본체에 라탄을 엮는 작업이 끝났다. 장식으로 초록색 리본도 달고, 전구와 전등갓까지 달면서 라탄조명이 완성됐다. 다 만든 조명을 나란히 놓고 조촐한 점등식을 가졌다. 콘센트에 꽂고 전원 버튼을 누르자 반짝 하고 불이 켜졌다. “우와!”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이걸 내가 만들었다니! 이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찰칵찰칵 사진을 찍어 추억을 기록했다.

“라탄조명이라는 게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자주 쓰이는 거지만 이렇게 직접 만들어 볼 거라고는 생각도 안 해봤는데요. 좋은 기회가 되어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날이 된 것 같아요. 함께 해준 저의 회사 찐친이자 동기인 상민 대리에게도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사람들은 종종 ‘사회에서 만난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없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고봉섭 대리와 이상민 대리에겐 해당사항 없는 말이다. 그래서 좋은 인연인 것이고, 진짜 힘이 되는 벗 아니겠는가. 두 사람의 이 우정, 10년을 넘어 20년, 30년 쭉 이어져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 그땐 그랬지 하며 추억을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는 날이 오길 바란다.

완성된 라탄조명

콘센트에 꽂고 전원 버튼을 누르자 반짝 하고 불이 켜졌다.
“우와!”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신협중앙회 조합리스크관리지원팀 이상민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