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신협 역사상 가장 혹독한 암흑기였다. 신협은 대한민국을 강타한 외환위기의 칼바람과 함께, 1990년 큰 기대를 안고 출범한 3단계 조직이 일부 조합의 방만 경영으로 문제점을 드러내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신협은 1998년 1월 신협법 개정에 따라 조합-중앙회의 2단계 체제로 전환하며 체제를 정비했지만, 자산 성장률 저하와 대출 감소, 부실채권 급증 등 많은 문제가 겹치며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 연속 당기순적자를 기록하는 한편 누적 결손금이 쌓이며 사정이 악화됐다.
이에 따라 신협은 금융감독원이 1999년 주도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의 여파로 2003년까지 무려 589개 조합이 퇴출되는 아픔을 겪었으며, 무엇보다 누적 손실액이 급격히 커지며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고 재무상태개선이행계획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시 맺은 재무상태개선이행계획 양해각서는 이후 족쇄가 되어 내내 신협 발전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신협 역사상 최고의 위기는 조합과 중앙회가 신협정신을 발휘해 건전성을 높이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1999년 12월 이뤄진 신협법 4차 개정은 책임경영체제 및 부실 조합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전환점이 되었으며, 2003년 7월 이뤄진 신협법 5차 개정은 중앙회가 자체적인 예금자보호제도를 운영하고 비조합원 대출이 가능해지는 등 재무 건전성을 보강하는 계기가 됐다.
이와 함께 신협은 내부적으로 건실 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생존을 위한 자발적 혁신을 거듭해나갔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02년 다시 흑자로 돌아선 이후 내실 있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며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갈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신협은 수익 사업의 다변화를 추구하며 대출과 연계한 최초의 방카슈랑스형 상품인 ‘스마일론’을 출시하고 신용카드와 VAN사업 등 비이자 수익 사업을 펼쳐나갔다. 아울러 숙원 사업이었던 은행공동온라인망사업에 참여하고 웹 기반의 통합 인터넷뱅킹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경쟁력을 높여나가기도 했다.